설악산 대청봉[1708m]
◈ 산행장소 : 설악산 대청봉[1708m]
◈ 산행일자 : 2011년 12월 31일 ~ 2012년 1월 1일
◈ 누 구 와 : 아내와 두아들과 함께, 산무
◈ 산행코스 : 오색버스정류소→오색→설악폭포→대청봉→중청대피소(1박)→소청갈림길 →희운각→양폭→비선대→소공원 (도상거리 약16km, 약 14시간)
가족 모두 대청봉에 올라 2012년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산행을 기획하고 드디어 신묘년 마지막날 새벽 6시35분 출발하는 한계령행 버스를 타러 집을 나선다. 동서울터미날에 도착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하고 4번홈으로 가보니 온통 배낭을 맨 산꾼들로 꽉 차있다. 모두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이번 아이들과 함께 산행하기 위해 지난주 지리산 둘레길을 이틀간 걷기 훈련을 하고 나름 준비를 하였다. 들머리를 한계령으로 하여 중청대피소까지 이동 1박을 한후 다음날 대청봉을 올라 일출을 보고 천불동계곡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잡았으나 버스안에서 설악산 중청대피소에 전화를 해보니 한계령은 입산통제 되어 오색으로 들머리를 급변경 한다. 오색에서 대청봉까지는 약 5km이지만 급경사로 이어지는 길로 되어 있어 아이들과 아내의 발걸음에 약간 걱정이 된다. 이러한 나의 생각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음을 아이들이 증명을 해 보인다. 아이들은 생애 처음으로 올라온 대청봉을 어떻게 생각을 할 까? 듬직한 큰아들은 말이 없고 작은아들은 내가 왜 이렇게 걸어야 하는지 아직도 모르겠다고 말을 하면서 계속 걷기를 하고 있다. 나도 아이들에게 무엇을 보여 줄려고 이런 고행의 길에 온가족이 엄동설한에 설악산 대청봉을 오르는 걸까? 아마도 나약해진 심신을 다잡으러 아니면 아이들에게 자연과 함께 즐기는 방법, 호연지기를 키워주기 위해서.아니다 가족이 함께 하면서 대화의 시간을 많이 가지며 서로를 알아 가면서 가족이 함께하며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한걸음 한걸음 발걸음을 옮기며 호흡이 거칠어지고 다리에 힘이 들어가 통증이 따라오고 이러한 내안의 고통의 산을 먼저 넘어야 자연이 주는 환희를 맛 볼 수 있는 과정을 알려 주고 싶기도 하다. 대청봉은 아이들에게 그리 쉽게 내어주질 않는다. 산은 땀을 흘린 만큼 딱 그만큼만 길을 내어주고 정상에 올라 왔을 때는 아름다운 풍경으로 보답을 해주는데 오늘 대청봉은 영하 12도이고 강풍이 불어 몸이 날아 갈 것 같고 체감온도는 아마도 -20℃인 듯싶고 주변은 개스로 인해 한치 앞도 볼 수가 없다. 정상석과 함께 사진을 부랴부랴 찍고 오늘의 휴식처인 중청대피소로 내려 간다. 아이들은 춥고 배도 고프다고 한다. 중청대피소 산지기님이 가족이 왔다고 하니 3층에 자리를 배정해준다. 짐을 내려놓고 취사실로 이동하여 준비해간 음식을 먹는다. 아마도 꿀맛일 겁니다. 아이들이 게눈 감추듯이 먹어 치웁니다. 잔반이 없을 정도입니다. 처음으로 저녁6시이후에 TV 없이 지내보는 것도 처음 일 겁니다. 말 그대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합니다. 새벽 3시부터 부산스럽고 5시경에는 밤새도록 야간산행을 하신 산꾼들이 추위를 피해 대피소 안으로 하나 둘 들어오고 있다. 더 이상 누워 잠을 자기는 틀려 이른 아침을 먹기로 한다. 중청대피소에서 오늘 대청봉 일출은 7시 41분이라고 안내방송을 한다.
2012년 첫 번째로 떠오르는 태양을 설악산에서 우리가족은 온몸으로 맞이한다. 정확하게 7시41분에 멀리 대청봉 넘어 올라오는 태양의 붉은 기운을 느끼는 순간 가족사진을 부탁한다. 중청 주변에 만개한 설화는 카메라의 셔터를 마구 눌러 지게 된다. 동화에 나라에 온듯한 느낌은 나만 가지고 있는 걸까? 설국에 핀 설화를 좀더 만끽하고 싶지만 천천히 하산해야 하므로 발 길을 돌리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어제 힘들게 올라온 탓일까 작은 아들과 아내의 하산길이 너무 고통스럽다. 양폭까지 내려와 안도의 숨을 몰아 쉰다. 이곳에서 점심으로 라면을 끊여 주었는데 가장 맛있는 라면이 었다고 한다. 무사히 소공원에 도착 예약한 바닷가 바로 앞에 자리잡은 팬션으로 택시로 이동한 우리는 고도 제로인 바닷가를 바라보며 산행의 고된 시간을 되새겨 봅니다.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와 저와 아이들은 각자의 일에 몰두 하지만 이번 등산여행이 우리가족에게 새로운 신뢰와 대화의 통로를 만들었을 것으로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