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pain No gain

지리산

지리산종주 (천왕봉,1915m)

Sanmoo 2010. 8. 16. 17:23

 

 

◆ 장    소 : 지리산종주 (천왕봉,1915m)
◆ 산행일자 : 2010년 8월 14일(토) 무박 1일, 날씨: 흐리고,능선상에 바람,비 20℃
◆ 누 구 와 : 나홀로
◆ 산행코스: 백무동(04:12분)→장터목대피소(07:41)→제석봉(07:54)→천왕봉(08:38)→제석봉→장터목대피소(09:22)→연하봉(10:17)→촛대봉(11:05)→세석대피소(11:21)→영신봉(11:50)→선비샘(13:21)→벽소령대피소(14:15)→형제봉→연하천대피소(16:19)→토끼봉(18:02)→화개재(18:26)→삼도봉(19:07)→노루목(19:26)→임걸령→돼지령→노고단→노고단대피소(21:37)→성삼재(03:50-04:20) (도상거리 36km,약 17시간30분)        
 

히말라야산으로 향하는 나의 발걸음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주에 이어서 이번주는 지리산 종주를 하려고 한다.  부랴부랴 서둘러 지리산으로 가는 교통편을 알아볼려고 여기저기 인터넷바다를 항해 해본다.  우선 통상적으로 많은 산꾼들이 택하는 코스로는 기차로 구례구역으로 가서 화엄사나 성삼재에서 지리산종주 시작하는 방법이 있다. 나도 이코스로 갈려고 용산발 구례구착 13일 야간에 출발하는 기차편을 알아보니 이미 매진이고 입석표밖에 없다고 한다.  아뿔사 여름 시즌인걸 순간 생각을 못했다.  그러면 다른 방법으로 동서울 터미널에서 지리산 백무동으로 가는 심야버스가있어 체크해보니 딱 4석밖에 안남았다고 한다.  얼른 좌석을 확보후 13일 백무동으로 향하는 버스에 타러 동서울 터미널에 도착하니 지리산으로 가는 버스가 세대나 있다.  1분 간격으로 23시 55분 발, 56분발,57분발 난 55분발 버스에 올라탄다.  버스안은 산악회버스를 연상케하는 풍경이다.. 온통 등산복 차림의 손님으로 만원이다. 나와 같이 백무동을 들머리로 지리산 산행을 시작하려는 산꾼인 것 같다.    서울하늘은 비가 오지 않았는데 빗소리로 깨어보니 이버스가 무주를 통과하며 무섭게 비가 솟아지고 있다.  오늘도 우중산행이구나 걱정이 앞선다.  다행히 무주지역을 지나면서 비는 내리질 않는다.  인월에 버스가 도착하자 승선 인원중 십여명이 여기에서 하차한다. 이분들은 지리산 태극종주 하려고 바래봉지나 성삼재로 걸어서 천왕봉을 향해 간다고 한다. 어쨌든 무운을 빌며  버스는 종착역인 백무동에 도착한다. 우려했던 사태가 벌어졌다.  나의 발목을 폭우가 잡는다.  모두들 하차후 산행준비를 하고 비가 끝나길 바랄뿐이다. 약 30여분 넘게 하늘에게 빌 뿐이다. 짧은산행이면 개의치 않고 출발 했을 텐데 지리산 종주라 처음부터 신발에 물이 들어오면 아주 힘든 산행임에 틀림이없어 걱정이 태산같다. 빗줄기가 얇아지기 시작하자 난 더 이상 지체 할 수가 없어 백무동매표소입구로 향해 출발 합니다. 이제 지리산 종주 길에 나섭니다.  칡흙같은 어둠과 비는 내리지 고생길이 보이는데도 난 출발합니다.  헤드라이트를 켜도 바로 발 앞밖에 보이질 않는다.
백무동계곡 물소리는 야밤에 정말 크게 들립니다. 초입부터 된비알로 이어지는 산길이고 무조건 앞만보고 올라갑니다.  어느 정도 혼자 올라가고 있는데 뒤돌아보니 불빛이 보인다. 뒤에 오는 분이 세명이다. 함께 올라간다. 점점 계곡물소리가 작게들리는 지점에서 고도계를 확인해보니 약 1100m 정도 된다.  더 이상 올라가면 계곡이 없을 것같아 이곳에서 새벽 알탕하기로 마음 먹고 말그대로 갈끔하게 새벽공기 마시며 달밤에 체조합니다.
알탕후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지고 단숨에 장터목대피소까지 올라 갑니다. 허기진 상태인데 그래도 천왕봉 정상은 갔다온후 먹기로 하고 천왕봉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드디어 4시간20분만에 천왕봉에 도착하여 인증샷으로 흔적을 남겨 놓는다. 불행이도 지리산 전체가 안개로 가득차 아무것도 볼 수는 없었다.  조망은 포기해야 할 것 같다.  간간히 바람이 불어 안개를 걷어가 잠시 실체를 들어낸후 다시 감추곤한다. 장터목대피소로 다시 되돌아와 아침식사를 마친후 노고단까지 가기위해 준비후 발걸음을 한발한발 옮깁니다.   들꽃으로 꽉찬 세석평전을 기대하고 갔는데 그놈의 안개로 인해 한치 앞도 보이질 않는다. 실망이 이만 저만이아니다. 오늘은 종주에 무게를 두고 걸어야 할 판이다. 사진기에도 멋진 지리산 풍경이 잘 들어오질 않는다.  세석지나 영신봉에 올라 남쪽방향으로 길이 나있는 남부능선 및 낙남정맥길을 바라보며 사진기 앵글로 담아 본다.  세석에서 벽소령까지 약 6.3Km라고 이정표에 있는데 약 3시간 걸리는 길이라 무척 지루하기 그지없다.  앞도 안보이고 말입니다.  벽소령대피소에 오늘은 누워 잠을 자는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띕니다.  이산꾼들도 새벽잠을 설치고 걸어온 모양입니다.  그런데 장터목대피소, 세석대피소,벽소령대피소에서 함께 만나 쉬고 출발을 하는데 모두 천왕봉방향이고 나와 같은 방향은 없는듯하다.  계속 천왕봉을 향해 가는 사람만 만나게 되는 산행이다.   연하천대피소쯤오니 다리도 피곤하여 연하천에 발을 담그며 싸가지고간 꿀떡을 하나 둘 먹으며 이곳에서 쉴까하는 생각도 난다.  앞으로 노고단 대피소까지 갈려면 약 10.5Km남았다. 아 갈길이 멀다.  토끼봉으로 오는데 시계는 벌써 오후6시가 넘는다.  발길을 재촉합니다. 화개재에서 삼도봉오르는 나무계단이 턱하니 나의 길앞에 놓여 있다. 머리를 숙이고 중간쯤 올라 오는데 산꾼 두분이 누워 쉬고 있다.  나를 보더니 혼자 오셨어요 하면서 말을 건네며 소주 한잔하고 가시죠하면서 소주 한잔을 권한다.  난 그럼 한잔 신세지고 가겠습니다하고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 웃으시면서 소주잔이 아닌 글라스잔을 주신다.   곧 해도 떨어지고 홀로 가실려면 앞으로 남은 약 5Km는 소주 힘으로 가야 한다고 한다. 난 단숨에 물 먹듯이마시고 건네준 새우안주에 입가심 합니다.  부산에 오신 산꾼님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소주를 마신 것 같습니다.  신세 갚겠습니다.   이분들을 뒤로하고 해가 떨어지기전에 한걸음이라도 더가야 하기 때문에 인사를 나누고 출발합니다. 삼도봉에 올라왔을 때 사람 하나없는 상황은 처음이다. 해서 삼도봉 세방향을 향해 사진기에 담아 봅니다. 노루목쯤오니 이제는 어둠과 걸어야 할 판이다. 노루목 지나 어둠속에 일가족을 만난다. 대피소 예약하지도 않고 무조건 연하천대피소까지 간다고 하여 지금 제가 그쪽에서 오는데 대피소마다 만원이고 예약 하지 않은 분들은 하산하라고 권유하는 방송이 계속 나왔다고 했는데도 무조건 간다고 하니 걱정이 앞섭니다. 지금도 이글을 쓰고 있는 상황에도 아이들 두명과 젋은 부부가 생각이 납니다. 왜냐하면 노루목에서 연하천까지 약 6Km나 남아 있기 때문이다.  나와 함께 노고단으로 되돌아가자고 했는데도 온길은 되돌아가질 않는다고 하여 이가족을 뒤로하고 나의 길을 갑니다.  정말 안개낀 지리산 능선에 어둠이 더하니 한치앞도 보이질 않는다. 오로지 나의 발걸음 감각으로 걸을 수 밖에 없다.   능선상에 바람과 비가 내리고 있다. 점점 발걸음이 빨라지는 느낌이 든다.  어두운 지리산 능선상에 나홀로 걷는다. 아무생각이 안난다. 그저 동물처럼 걷고있다.   임걸령으로 가는 길에 또 한분이 어두운 산길앞에  오고 있다. 아니 이 어둠속에 출발 하셨냐고 했더니 오늘 반야봉에 간다고 한다. 나도 오늘은 꼭 반야봉을 들러야겠다고 백무동 출발 할 때는 마음먹었는데 야밤이라 아쉽게 발길을 노고단으로 빨리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이후에는 임걸령에서 텐트치고 있는 분들이 노래를 부르는게 멀리 들리는데 내가 내려가니 잠시 조용하고 계속 진행을 하니 그분들도 다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지리산에서 야영,비박은 불법이다.   돼지령에 올라와 길을 잠시 헷갈리고 정작 노고단 정상에 와서 한참을 길을 찿지 못했다.  노고단 제단과 관리소만 있고 이정표가 없다.  약 1m밖에 안보여 방향을 찿기도 어렵고 한참을 노고단 정상에서 빙글 빙글돌다 아주 넓게 형성된 자갈길이 있어 좌측 난간을 바라보며 내려오는데 이정표가 노고단 대피소가 0.45km 남았다고 한다.  기나긴 지리산 역종주를 마감하는 시간이다. 나의 시계는 21:37분을 넘어서고 있다.
어느 정도 걸어가는데 멀리 불빛이 희미하게 보인다.  다가가니 꼭 산중 안내소 같은데 인기척이 없다. 학생두명이 있길래 노고단 대피소갈려면 어느 방향이지요 하고 물었더니 여기라고 한다.  노고단대피소가  최신식으로 바뀌었다.  물론 여기도 자리는 없어 안내실에서 쪽(새우)잠자고 새벽 3시50분에 출발 성삼재로 내려와 첫차로 구례가는 버스에 올라탄다.  버스 가득 산꾼을 싣고와 이곳에 내려놓고 내려가는 승객은 나혼자이며, 나홀로 버스로 성삼재를 내려 옵니다.  이버스는 구례터미날에서 성삼재까지는 오는 첫차라고 한다.  잠시 정보좀 드립니다.  용산발 22시 50분 무궁화호차를 타면 구례구역에 다음날 새벽 3시 24분 도착합니다. 대부분의 승객은 지리산 성삼재-노고단 가는 분들이라 구례구역에서 택시 타고 구례버스터미날까지 간다고 하는데  이버스 기사분께서 첫차만 기차에 내리신 분들을 위해 새벽 3시에 구례구역앞에서 차를 대기하고 승객을 승선시키고 구례버스터미날로가서 새벽4시 성삼재로 출발 한다고 합니다.    이차 놓치면 택시아니면 2시간 후에 있다고 합니다.
구레 목욕탕에가서 간단히 샤워한뒤 아침식사를 전라도 백반으로 하고 구례구역에가서 기차 예약시간은 10시52분인데 제일 빨리가는 기차표로 바꿔 7시51분발 용산역을 향해 올라오는데 기차안에서 계속 잠만 자고 올라온다.......집사람이 서울은 새벽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왔다고 한다...반면에 지리산은 운무로 덮혀있을뿐 백무동 출발때 말고는 큰비는 오 질 않았다. 정말 다행이다.